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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던 순간의 소래습지생태공원
정말 우연히 소래습지생태공원 인근에서 사람을 만나고 있었는데
눈이 조금 오나 보다 하는데 갑자기 펑펑내린다.
하던 일을 급하게 마치고 인근에 있는 소래습지공원으로 달려갔다.
모자가 있는 옷을 입어 눈을 맞으며 겨울의 정점에서 공원를 걸었다.
와! 이런 행운의 눈을 만날 수 있구나
코로나19이기도 하고 강추위이기도 하고 12월 이후 집콕이 많아서
더 이상 미루면 안될 일 때문에 외출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집밖을 나왔는데
이런 눈을 만나려 했다면 처음부터 기분 좋은 외출이었을 거다. 이런 멋진 눈을 만나고 사진찍으러 눈길을 달려가자니 멀리 전망대가 흐릿하게 보인다.
고요한 습지공원의 산책을 하는 일행의 발걸음도 눈길에 있으니 하나의 풍경이 되어 버린다.
짧은 시간에 이런 함박눈을 맞으니 식물들위에 핀 눈꽃들의 자태가 화려하다.
제설차는 아니고 공원을 관리하는 차인가 본데 서둘러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눈덮인 소래습지공원의 안내도
가을에 왔던 곳이 오른쪽길의 전망대였다면 이번엔 직진을 하여 갔다.
눈으로 덮여 시야가 눈천지였지만 잠시 계단을 내려가 뒤를 돌아보니 내 발자국뿐이다.
남아있는 갈대의 얇은 줄기에도 사정없이 눈은 내려앉고
감당할 수 없는 눈의 두께가 주는 자연현상에 관람자는 황홀하다.
염전인 듯하다.
푹푹 들어가는 발걸음으로 걷다 다시 주변의 모습을 보니 전망대 뒷편쪽이다. 멀리 갈 수도 없다.
살면서 함박눈을 이렇게 정통으로 아무것도 안한 상태에서 맞아본 건 정말 오랜만이다.
눈오는 풍경과 함께 있는 소금창고
인생의 가을에 와서 보니 어린시절의 눈, 청춘일 때의 눈, 다 달랐다. 눈은 감성을 자극한다.
앞이 안보일 정도의 눈을 보다가 감상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올 순간이다. 눈을 치우는 아저씨의 모습으로 다시 길을 돌아선다.
지금 이 순간! 공원길에 아무도 없고 이런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에 만족했지만 돌아갈 길을 생각하니 아득하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습지의 모습을 담아 한번에 보기도 하고
엉켜있는 습지만의 모습이 주인공일때도
이번엔 소나무 가지가 주인공인 것도
소염교가 보이니 주인공놀이를 뒤로하고 머릿속은 어떻게 집에가나가 현실적인 순간의 고민으로 다가왔다
이런 ! 잠시 동심으로의 행복은 30분인가
이날의 발자국은 행복한 발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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