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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경험수집가의 여행

☆※☆◁※ 2022. 3. 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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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수집가의 여행의 저자 앤드루 솔로몬 우리 시대의 가장 독창적인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심리학자라고 소개되어 있다. 책이란 게 제목의 영향이 참 크다. 다른 분야들에서도 크겠지만 널려있는 가운데 손을 가게 하고 눈길을 끌게 하는 제목의 힘이 있다. 경험 수집가의 여행은 제목에 꽂힌 책이다. 

 

책의 분량이 두툼해서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내용은 어려운 것이 아니어서 시작하면 그냥저냥 읽어나가게 되겠지만 책의 가장 뒤편 옮긴이의 말을 한번 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 옮긴이의 말인즉 솔로몬은 196개 나라 중 83국을 여행한 사람인데 일반 독자는 그렇게 전 세계를 여행하는 특권을 누릴 가능성이 적으므로 간접체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적으나마 비슷한 효과를 경험하지 않을까 글은 그러라고 쓰는 것이고 독서는 그러라고 하는 것이니까 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럼에도 분량이 많아서 여행기 치고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독서였다.

 

여행기하면 넘쳐나는 블로그 글들, 안내서, 유튜브 등 오늘날 간접 여행으로의 소비할 소재는 많아서 웬만한 여행기로는 성에 차지 않을 테니까 그런 점에서 여행기로는 즐겁지 않다고 표현해 본다. 

 

하지만 여행기 이상의 내용과 시대적인 변화 등에 초점을 맞추어서 보면 시각을 넓히는데 영향을 끼칠 수는 있겠다. 조금은 충격적이기도 하고 생각해 보지 않았던 사회현상 등에 깊이 들어가 보고 나온 느낌이 있었달까 그런 점에서 보면 긍정적인 독서가 되기도 했다. 

 

제목 그대로 경험 수집가의 여행이니 다양한 여행지에서의 미술과 음악 등 문화와 예술, 예술가들의 만남, 인터뷰 등 부담스럽지 않은 주제에서 가끔 그 나라의 사회현상 등 맥락을 달리하는 이야기도 섞여 있다. 르완다에서의 내용이 충격적이게 다가온 것은 그런 맥락 중 하나였다. 읽고 싶지 않은 마음을 넘어서 알고 싶지 않은 내용, 귀 막고 싶은 내용 중 하나이다.

 

르완다의 후투족과 투치족의 전쟁 후는 여성들에게 가혹한 끔찍한 이야기로 기억될 듯하다. 르완다의 에이즈 걸린 여성들과 아이들에 관심조차 없었는데 책의 부분적인 내용으로도 헉소리날 지경이니 르완다라는 나라가 다시 보일 지경이다. 

 

사실 여행기라는 것이 특별한 형식이 없는 것이니 처음에는 문화예술을 논하는 여행기에서 점점 그 나라 상황들의 정치적 상황들에 대하여 나오는 분량들, 그리고 저자 자신이 동성애자 이므로 동성애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심리학자인 시각에서도 보고 하는 내용들로 주제와 내용이 널뛰기하듯 부담스럽지는 않게 전개되어 읽어가는 데는 부담이 없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지구촌의 사회현상들, 이미 지났지만 아직 현재형일 수도 있는 일들을 독서를 통해서 알게 되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독서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인상 깊었던 구절들 

- 가끔은 평범한 목격자가 정책분석가보다 더 귀하다

 

- 테니슨의 시 속에서 율리시스는 이렇게 말했다 "여행은 그만둘 수는 없다 다 마셔 버리리라 삶의 마지막 찌꺼기까지 나는 여행이 시간을 멈추게 하기 때문에 나로 하여금 현재에 머물도록 만들기 때문에 좋아했다".

 

- 먼저 개개인의 마음속에서 많은 것이 변해야만 뒤따라 사회가 변하는 것

 

- 자신이 쓴 글을 모아서 읽어 보는 것은 겸손해지는 일이고 가끔은 고통스럽기까지 한 일이다.

 

- 진단은 덜 내리고 질문은 더 잘 던지고 답은 성급히 내리지 않으려고 애쓰게 되었다.

- 어차피 사람이 장소고 장소가 사람이다.

 

- 앨버레즈 "자연이 더 풍요롭고 부드럽고 즐거워질수록 내면의 겨울은 더 깊어지는 듯하다. 내면세계와 바깥세상을 갈라놓는 심연이 더 넓어지고 더 끔찍해지는 듯하다".

 

- 봄이 가져오는 변화가 온대지방에 비해 두 배는 더 극적인 그린란드에서 봄은 가장 잔인한 계절이다.

그린란드에서 얼음의 풍경이 사라지는 것은 환경적 재앙만이 아니라 문화적 재앙이기도 하다.

 

- 정신질환을 해결하는 일은 깊은 문화적 존중 없이는 불가능하다. 요즘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은 현대의학은 무조건 옳고 전통의식은 미신일 뿐이라는 가정에 입각해서는 정신치료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여기고 있다

 

- 리비아 관료들은 좀처럼 안된다는 말을 하지 않고 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리비아 사람들은 아랍권에서 널리 쓰이는 IBM IBM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인살라, 보크라, 몸 캔의 머리글자인 이 말은 「신이 허락한다면 어쩌면 내일」이라는 뜻이다. 모든 계획이 임시적이다.

 

저자 앤드루 솔로몬

옮긴이 김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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