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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부석사
한국 화엄종의 근본도량으로 신라 문무왕때 왕명으로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이라고 한다.
부석사는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미술교과서에도 나와있는 무량수전이 있는곳, 나무의 기둥이 '비례가 어떻고' 하는 말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익숙한 곳으로 느껴져서인데 배흘림기둥 때문이다.
배흘림기둥이 중간은 굵고 위 아래는 중간에 비해 줄여 만든 것이어서 아름답다고 한다. 그러나
기둥을 보러갔지만 기둥은 뒤로 하고 풍경에 취했다.
부석사 가는 길의 산들은 산꼭데기들은 단풍이 들어 내려오고 있었는데 이곳도 가을이 왔다.
범종루 밑에서 내려다 보니 오래된 나무기둥들에서 세월을 버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좀 더 가까이 보면 나무로만 되어 있어 화려하지 않으나 '화려함'이라는 단어보다 '수려함'이 더 어울리는 느낌이다.
올라가다 멈추어 기둥 사이로 뒤를 돌아보면 올라온길이 얼마 되지 않음인데 벌써 멀리 온 것 같은 풍경이 된다.
잘 다듬어진 듯한 정갈한 느낌의 풍경을 마주하니 '생각의 잡념'도 없어지는 듯 하다.
나무 기둥사이의 풍경들은 하나 하나 버릴 것이 없는 경치들이 되고
갈라진 나무틈은 자기만의 멋스러움을 더한다.
올라가는 계단사이로 보이는 사람들의 발이 멈춘 곳이 궁금하여 가보니
목어가 있는 곳이다.
목어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숨멋' 그대로다.
이것만 보고가도 부석사는 제 할 일 다 한 것 같다.
안양루 돌계단의 사람들을 피해 찍고 싶었으나 은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서 그냥 올라간다.
하늘은 오늘 '파란색을 펼침'으로 할 일을 다 한 듯 하며
나무는 '무르익어감'으로 저마다의 역할에 충실하다.
가을의 절정은 아니지만 물들어 가는 잎사귀들은 산사여서 더 귀하다.
여기 서서 멀리 산을 보니 (소백산) 바다처럼 보인다는 말이 실감난다. 이런 겹겹이 보이는 산의 저 색들이, 색이 주는 느낌이 하늘과 연결된 듯하여 색이 주는 평온함을 느껴본다.
이 곳에서 저 산들을 보며 '고민따위는 멀리 던져버리는' 경험을 하고 경치에 매료된다.
무량수전의 옆을 보면 바위가 보인다.
부석이다. 가는 틈 사이로 실이 통과할 수 있다고 한다.
옛것 그대로의 무량수전 현판
조사당 가는 길의 삼층석탑
내려와 풍경을 보자니 휴대폰의 카메라는 담지 못할 색의 신비를 다시 체험한다.
산사에 어울리는 가로등에도 마음이 가고
한가함 속에 서있는 한 사람의 관광객과 함께 한 풍경은 고즈넉해서 좋다.
가을이 지나가는 이 산사에서
달라지는 나뭇잎들의 향연을 보고
가을에 취한다.
방문한 날 10월 중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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