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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색이 주는 즐거움/골목길

문래창작촌

☆※☆◁※ 2020. 10. 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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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선 지하철 문래역 7번출구로 나와서 걸었다. 

창작촌이라 부르는 공장지대로 가려니 청명한 날에도 분위기가 어두워서 아파트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버스가 다니는 큰 길로 나와서 심호흡을 하고 공장지대를 걷기 시작 

스프레이로 그린 그림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이곳은 밤에 방문해야 하는 거리 맞다. 초입에 골목길을 봤을때 멈칫했던 순간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삶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공장이 퇴근을 해야 저 그려진 그림들을 볼 수 있는 거였다. 

철공소가 많으니 철가루 때문에 녹슨 모습으로 보이긴 해도 지금도 제몫을 충분히 하고 있으니 골목길에 있을것이다.

농촌의 황토색과는 다른 분위기의 쇠가루 황토빛이 이 곳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다. 

저 큰 원형속의 작은 원형들은 파이프일지라도 내게는 균형이 잡힌 조각작품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곳에서 일하고 계신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골목길은 한산하지만 열려진 공장들은 다 일하고 계셔서 걸어다니는 것이 민망할 지경이다. 

결국 제대로 보지 못한채 맞은편 골목으로 가보려고 신호등앞에서 길가에 있는 조형물을 보는데 톱니바퀴꽃이다. 한눈에 봐도 말하고 싶은 것을 다 표현함이 예술의 힘인가보다. 

공구만으로도 시선을 끄는 작품이 되고, 지금 여기, 문래동에 있어서 더 빛이 나는 것은, 있어야 할 자리에  다른모습으로 있어서다.

삼거리를 차지한 목이 좋은 파란색의 간판이 눈에 띄어 저절로 발길이 향한다. 

공통점이 있는 골목을 본다는 것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 일지도 모른다. 

밤에 젊은사람들로 붐볐을 곳은 낮의 빈병으로 남았지만 빈병은 더이상 빈병이 아닌 한낮의 주인공이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기자기한 점포들이 주변과 하나되어  창작촌이 될 수 있음을 실감한다. 

 

골목길의 부동산은 부동산 공화국과는 거리가 먼것 같은 간판이지만 이곳의 풍경에는 향수를 더한다. 

들어가서 커피 한잔 하고 싶은 예쁜 커피집 

조금은 어둡고 잊혀져가는 골목길에 약간의 화려함을 더하여 그냥 그대로의 골목길을 돋보이게 하는 노력이 보인다. 

이 골목이 예술이라는 껍데기를 벗었다면  그냥 봐도 좋을 골목길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낡아져 가는 것과 약간의 새로 덧입힘중 어느것이 더 나은지는 지나간 후에 세월을 보면 알일이다. 

없어지는 것보다는  지금 볼 수 있는 것 만으로  이 골목길은 소중하다. 

의미를 모르게 덧 입혀진 벽돌은 굳이 의미를 알 필요도 없이 색으로만 느끼면 그만이다. 

막다른 골목길인줄 알고 가보면 뚫린 길이 있어서 미로를 헤메는 기분도 있고 

브라운 계열의 창문에서는 저절로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정사각형, 직사각형의 창이 안정감을 주고 색으로 차분함을 유도한다. 

밤에 펼쳐질 파라솔은 아닐텐데 낮에 묶여있는 빨간 파라솔의 골목길을 보고  

어지렵혀있는듯 하나 지저분한 느낌은 들지 않는 골목길에서 인생도 별반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한다. 

같은 집을 방향을 다르게 해서 보면 새롭다. 조금만 있던 곳에서 벗어나면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것을 모르고 산다. 

선반, 밀링이라는 작업이 힘든 일임을 단어에서조차 풍기는 곳.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곳

에머럴드 그린으로 칠한 문은 벽돌과의 사이에서 모나지 않으면서도 튀는 색으로 눈을 붙잡기 시작하고

단순한 청색이 아닌 울트라마린의 색은 눈을 오래 붙잡아 놓는다. 

비슷한 파란색들중 가장 선명한 분위기의 이 집을 보니 전시공간인듯 하다. 

알록달록한 벽화로 눈에 힘이 풀리면 다시 작업복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예전 골목길 단독주택에 많았던 지붕을 보니 반가워서 지붕만 유심이  봤는데

제관, 용접이 현실의 문래동을 말해주고 있다. 

거리의 조형물을 보면서 문래동으로 시작하여 돌아오는 길은 신도림역이다. 방문은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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