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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5. 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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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기도해도 벗어날 수 없다. 한발 한 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벽 위에서의 삶은 이미 시작되었다. 망가진 세상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때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로 소설은 소개하고 내용이 전개된다. 

 

경계병 조셉카바나와 그의 연인이 된 히피와 주변 경계병들의 이야기다. 

도서관의 환경코너에 있어서 환경에 경각심을 주는 이야기인가 해서 뽑아 들었지만 환경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인간에게 닥친 극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희망은 있는 것인지 마지막 상황을 희망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들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소설이 배경은 영국으로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게 되어 황폐화 된 섬나라, 그 섬나라의 해안선을 둘러싸는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세워지고 벽안으로 침입하려는 사람들로부터 벽을 사수해야만 하는 내용이다. 

 

결국 노력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실패하고 바다로 쫒겨지는 이야기이다. 바다로 추방된 이후의 목숨을 건 생존기도 한 편의 영화처럼 장면 장면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모를 일이다. 언젠가는 이 이야기도 영화화되지 않을까 

영화화된다면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짜깁기 한 것처럼 얼개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책으로서 주는 메시지는 어느 정도 전달된 느낌이다. 

 

지금 삶이 힘든 상황이라면 이 소설을 읽고 잠시나마 기운이 날지도 모르겠다 이보다 더 나빠지는 상황은 현실에서는 없을테니까 

 

카바나는 경계를 2주간 보내고 첫 휴가에서 되뇌인다. "괴롭던 시절을 떠올리면 그게 결코 행복한 추억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지금이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 

또한 하늘을 나는 비행기로 다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생각하기도 한다. "우리 중 하나로서 여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 중 하나로서 저기 위에 있고 싶었다'. 

 

부모님을 만나서는 부모의 말을 생각해내고 

'마음은 굴뚝같으나 몸이 안따라 준다는 거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마음도 늘 굴뚝같은 건 아니야 나이는 두려움의 대상이고 두려운 적이지 네 나이엔 이해 못하겠지만 너도 때가 되면 그게 사실이란 걸 알게 될 거다.  아마 이 세상 모든 인간 앞에 유일한 진리는 늙어 간다는 거지, 모든 인간의 가장 심오한 공통점이라 할 수 있어' 

 

첫 번째 벽을 사수하고는

"내가 그들 중 하나가 아니라 우리 중 하나라서 기쁘다". 

 

대위의 배신으로 벽을 사수하지 못하여 쫓겨나게 될 때에 

"배신은 어떤 액체를 맛보는 것과 같다. 가장 쓴 걸 입에 넣고 그게 얼마나 고약한지 충분히 이해할 만큼 오래 머금고 나서 잔에 남은 걸 마저 억지로 마시는 것이다." 

 

절망이 엄습할때에 

"이제는 절망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 누구한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평생 나를 따라다닌다. 이게 요즘 내가 하는 생각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일어날지 모를 최악이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면에 숨은 최악의 두려움 상황을 파헤쳐 보는 거다. 잘보라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직시하라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그럴 때 느껴지는 감정이 바로 절망이다. 

 

 절망의 끝에는 희망이 있는 법이어서  이 소설은 여러 난관을 헤쳐나간후 그래도 해피엔딩이지 아닐까 기대했지만 그렇지는 않다. 아니 절망의 귀결이 아니니 아직은 해피엔딩일지도 모을 일이다. 

 

지은이 

존 란체스터

옮긴이 

서현정

(주)서울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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